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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인터뷰
‘韓 최대 스타트업 단체’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박재욱 의장
약 배송 안되는 ‘비대면 진료’ 등
기득권 앞에 무너지는 ‘혁신’이
애플·구글 같은 회사 탄생 막아
신사업 영역에서 갈등 생기면
부작용 보완 방식으로 풀어가야
“로톡이 법무부로부터 혁신의 가치를 인정받은 건 의미 있는 일이지만, 결론이 나기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어요.”
박재욱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 의장(쏘카 대표)은 지난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로톡 사태에 대한 소회를 밝히는 데 긴 시간을 할애했다. 로톡 갈등과 타다금지법 같은 일이 반복되면 혁신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었다.
그는 “스타트업 혁신의 날개가 꺾이지 않도록 사회의 문제해결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며 “특정 단체의 이익보다 국민 전체의 편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2016년 출범 후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가 초대 의장을 맡았고 김슬아 컬리 대표, 안성우 직방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등 3인으로 구성된 2대 의장단 체제를 거쳤다.
박 의장은 2022년 2월 3대 의장 자리를 이어받았다.
“스타트업 업계는 타다금지법의 아픔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어요. 그런 일이 반복된다면 큰 타격이 있을 게 분명한 상황이었죠. 새로운 사업을 시도할 때마다 생긴 창업자들의 의구심이 이번 법무부 판단으로 많이 해소됐습니다. 타다 사태 때보다는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눈앞에 놓인 문제를 잠시 덮어놓자는 정치권의 안일함이 타다금지법 사태를 야기했습니다. 신사업 영역에서 갈등이 생기면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먼저 생각하고 부작용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풀어가는 게 맞아요. 제2의 타다가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정부가 최근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대상을 약간 넓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약 배송은 안 되는 상황이죠. 아파서 또는 다른 이유로 병원에 가지 못해 비대면 진료를 받는 건데 약국엔 직접 가라는 게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이 분야 역시 기득권 집단의 목소리에 정책이 좌지우지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이어지는 게 안타깝습니다.”
“스타트업 활성화와 거리가 먼 정책이에요. 위법 행위를 했는지와 무관하게 대형 플랫폼을 규제 대상으로 지정해 관리·감독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됐습니다. 아무리 성장해 봤자 ‘여기가 천장’이라는 것을 정부가 정해놓는다는 뜻인데, 투자사로서는 스타트업에 투자할 이유가 사라집니다. 이런 한국에서 구글이나 애플 같은 회사가 나올 수 있을까요.”
“선후배 창업가가 1 대 1 미팅 등을 통해 도움을 주고받는 ‘창업가 클럽’을 운영 중입니다. 창업가 커뮤니티는 강점을 나누며 서로 발전에 도움을 줘야 지속할 수 있어요. 선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경험을 나누고 선순환 문화를 이어가고자 하는 마음에서 커뮤니티를 운영 중입니다.”
“투자 혹한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묻는 경우가 많아요. 창업자가 가장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위기 상황에서 아무 결정을 하지 못하고 멈춰 있을 때입니다. 극단적인 수비 모드로 전환하든, 공격 쪽으로 강하게 베팅하든 결정해 움직이라는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고 있습니다. 벤처 혹한기라고 하지만 누군가에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어요. 인공지능(AI) 등 기술을 통해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시점에 차별화에 성공한다면 다음 패러다임을 이끌 수 있습니다.”
“기존 시장에서 잘 안되는 것을 혁신으로 해결해나가는 것입니다.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내가 잘하는 분야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가치를 공유하는 멤버들을 꾸려 빠르게 도전해야 합니다. 도전하는 창업자들과 사회를 더 살 만한 곳으로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박재욱 의장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대표하는 창업가 중 한 명이다. 2011년 VCNC를 창업해 4000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소셜미디어 ‘비트윈’과 차량 호출 플랫폼 ‘타다’를 선보였다. 2020년부터 쏘카 대표를 맡아 회사를 국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2022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으로 선출된 뒤 리걸테크 갈등, 비대면 진료 규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다.
고은이/이시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