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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일, 한국 점자의 날을 맞아 98주년을 기념하게 된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국 전역에서 독서 붐이 일고 있다. 이러한 독서 열풍 속에서, 시각장애인들은 어떻게 독서 경험을 즐기고 있을까? 최근 조사에 따르면, 시각장애인들은 점자 도서 대신 디지털 도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은 도서를 음성으로 들려주는 텍스트 음성 변환(TTS) 장치와 오디오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점자책에 비해 빠른 입고가 가능하며, 중도 실명으로 점자를 읽기 어려운 시각장애인들에게도 유용하다. 점자를 읽을 수 있는 이들은 점자정보단말기를 개인용 컴퓨터(PC)와 연결하여 출력된 점자 패드로 독서를 즐기기도 한다.
점자정보단말기는 9개의 버튼이 달린 점자 입력 키보드와 32칸의 점자 표시가 가능한 점자 출력 패드, 음성 출력을 위한 스피커를 갖춘 기기이다. 이 단말기를 PC와 연결하면 독서뿐 아니라 문서 작성과 인터넷 검색 등도 가능하여 ‘시각장애인용 노트북’으로 불리기도 한다.
점자 도서의 제작 기간이 길어지는 것도 디지털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점자도서관에는 한강 작가의 작품 중 ‘채식주의자’와 ‘흰’이 구비되어 있지만, ‘작별하지 않는다’와 같은 신간은 아직 제공되지 않고 있다. 점자 도서를 제작하는 데는 길게는 1년까지 소요되며, 제작 비용이 상당해 빠른 입고가 어렵다. 반면, 주요 서점에서 e북을 구매하면 TTS로 ‘작별하지 않는다’를 쉽게 들을 수 있다.
한국점자도서관의 사서 윤유정(27)은 “비시각장애인이 보는 활자 도서를 입력 봉사로 들여오는데, 파일을 검수하고 점역하는 등 3차 교정까지 거치느라 시간과 인건비가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도서마다 다르지만, 제작 비용이 4배 이상 드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시각장애인들은 국립장애인도서관을 통해 다양한 음성 자료와 점자정보단말기에 넣을 수 있는 텍스트 파일을 제공받고 있다. 신간이나 대학교, 대학원용 학습 교재 등을 대체 자료로 제작해줄 것을 별도로 요청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체 자료 제작도 시간이 소요된다.
이연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총장은 “자료 제작을 위해 일일이 타이핑하거나 녹음해야 해 최소 3개월 이상이 필요하다”며 “출판사들이 전자파일 제공을 한다면 작업 기간이 훨씬 단축될텐데, 파일 제공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어 이때는 수작업으로 제작한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 정모(29)는 “책의 일부를 부분 제작해 순차 제공하는 방식으로 받아볼 수는 있지만, 더 빨리 신청한 자료들을 받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점자 도서의 제작 기간과 비용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디지털화는 시각장애인들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점자로 읽고 싶을 때는 점자정보단말기를 활용하고, 성우가 들려주는 오디오북은 또 다른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시각장애인들은 같은 책을 점자와 오디오북으로 두 번 읽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점자의 디지털화는 시각장애인들의 독서 경험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점자 도서의 제작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점자정보단말기와 TTS 기술의 발전은 시각장애인들이 정보에 접근하는 방식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변화가 지속되어, 모든 시각장애인이 보다 쉽게 독서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