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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는 현재 영남 지역에서의 지지를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정치인은 보수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영남 지역에서의 주도권을 놓고 서로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 10월 30일, 윤 대통령은 경북 울진에서 신한울 원전 1·2호기 준공식에 참석하며 원전 강국으로의 발전을 언급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칭찬하며, 박 전 대통령의 혜안과 결단 덕분에 현재의 원전 강국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보수층의 지지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동훈 대표 또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도전 정신과 애국심을 강조하며, 보수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박 전 대통령을 통해 영남 지역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으려 하고 있다. 영남 지역은 보수의 텃밭으로 여겨지며, 이 지역의 유권자는 주로 노령층과 부유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도 여당을 지지했던 경험이 있다.
최근 국민의힘은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큰 격차로 승리했다. 이 승리는 한 대표가 김 여사에 대한 의혹 해소를 요구한 결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선거 전 부산을 여섯 번이나 방문하며 지역 유권자들과의 접촉을 강화했다. 선거 후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각각 다른 시간에 부산을 방문하여 여권의 주도권을 다투고 있다.
흥미롭게도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영남 지역과 아무런 지역적 연고가 없다. 그러나 현재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은 영남 지역에서 중진이 많아 수적으로 유리한 반면,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은 대부분 초선이다. 영남 지역 주민들은 여당이 잘되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으며, 친윤과 친한을 가리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또한, 영남 지역은 유교적인 보수 사상이 남아 있는 곳으로,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의 결정을 좌지우지했던 것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다는 여론도 존재한다. 이러한 정서는 윤 대통령이 집안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한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영남 보수가 내세우는 ‘박정희 정신’과 관련하여 윤 대통령이 우위에 서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윤 대통령이 대선 국면에서 호남을 향한 구애 전략을 펼쳤다고 언급하며, 취임 이후 지지율이 하락하자 영남 지역을 지키기 위한 전략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유권자가 확장되는 국면에서는 호남을 향한 서진 전략을, 유권자가 축소되는 국면에서는 영남을 지키는 동진 전략을 펼치는 것이 국민의힘의 통상적인 공식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영남 지역의 민심은 윤 대통령에게 어느 정도 신뢰를 보이고 있으며, 한 대표에 대해서는 여전히 보수 지도자로서의 적합성을 따지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영남 지역 유력 일간지 매일신문은 ‘한동훈 방식은 필패한다’는 칼럼을 실어 한 대표의 전략에 대한 비판을 제기했다. 이 칼럼은 영남의 정서를 드러내며, 야당과 여론에 떠밀려 총구를 내부로 돌리는 전략이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을 펼쳤다.
지난 4월 총선 이후 여권에 대한 민심은 극도로 악화되었다. 김 여사에 대한 의혹이 계속해서 터져 나오고 있지만 윤 대통령은 특검법 거부권으로만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윤 대통령을 옹호하던 ‘영남 정서’의 방어선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20%로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각각 26%와 27%에 불과하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46%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영남 지역이 여전히 국민의힘이나 한 대표에게 신뢰의 끈을 쥐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영남 지역의 유권자들은 절반에 가까운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는 한 대표에게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중앙정치의 차원에서 보수층의 상당수가 윤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김 여사에 대한 의혹이 계속해서 부각되고 있다. 안 대표는 김 여사 사건을 털고 가지 않으면 계속 수세에 몰릴 것이라고 경고하며, 한 대표가 대표 취임 후 100일 동안 여러 노력을 했으나 성과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남 지역 역시 결국 보수의 대안인 한 대표에게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비한동훈’ 깃발을 들고 나선 오세훈 서울시장도 점점 주목받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10월 29일 여당 중진들과 모임을 갖고 ‘여당이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 진단을 내렸다. 이는 한 대표를 겨냥한 공세로 해석될 수 있다. 안 대표는 오 시장이 현재 시장직을 수행하고 있어 김 여사 의혹을 둘러싼 중앙 정치에 얼굴을 내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남 지역의 정치적 경쟁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의 대결 속에서 복잡한 역학관계를 지니고 있다. 한 대표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면, 대신 강경 보수주의자이자 영남 출신인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차기 대선주자를 둘러싼 영남권의 경쟁은 ‘윤-한’ 대결 속에서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영남 지역의 민심을 얻는 사람이 정치적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의 경쟁은 향후 한국 정치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