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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 쿠데타의 역사와 교육 개혁의 필요성

육사, 쿠데타의 역사와 교육 개혁의 필요성
출처 : 한겨레

육사, 한국 현대사에서 쿠데타의 온상으로 자리잡다

한국 육군사관학교(육사)는 현대 한국 역사에서 세 차례나 쿠데타의 중심에 서 있었다. 첫 번째 쿠데타는 1961년 5·16 쿠데타로, 두 번째는 1979년 12·12 군사반란이었으며, 세 번째는 최근의 12·3 내란사태에 해당한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육사가 단순한 군 교육 기관이 아니라, 군사적 정치적 사건의 중요한 배경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육사의 교육 철학과 군 문화

육사는 군인으로서의 충성과 복종을 강조하는 교육 철학을 가지고 있다. 육사에서 교육받은 장교들은 상관의 명령을 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배운다. 이는 군 문화에서 상관에 대한 충성심이 개인의 비판적 사고보다 우선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예비역 영관급 장교는 “누가 봐도 명백한 불법 명령은 따르지 말아야겠지만, 상관의 명령이 내가 보기에 부당하더라도 일단 따라야 한다고 배웠다”고 전했다.

이러한 교육 환경은 군 지휘부가 위기 상황에서 명령을 맹목적으로 따르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위기 상황이니까 맞나 틀리나 그거 따지기가 쉽지 않다”고 말하며, 군인들은 명령에 따라야 한다고 강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육사 출신 장교들의 비극적 전환

육사 출신 장교들은 국가 방위에 헌신하기 위해 세금으로 교육받고 있지만, 그들이 주도한 쿠데타는 국가에 대한 공격으로 해석될 수 있다. 육사 출신의 고위 장성들이 내란을 주도한 사건은 군의 리더십에 대한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의 변호사는 “당시 피고인은 시간 여유가 없었고 법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국방부 장관의 명령이 위헌인지 불법인지 판단할 수 없었다”며, 그들이 단순히 명령에 따랐다고 주장했다.

육사 교육의 비용과 사회적 비판

육사는 매년 약 330명의 신입생을 모집하고, 이 중 280명이 4년의 교육을 마친 후 육군 소위로 임관한다. 육사에서의 교육은 전면 무상교육으로 제공되며, 이 교육에 드는 비용은 약 2억 5천만 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사 출신 장교들이 감사함을 느끼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 목사는 “생도 태도의 가장 대표적인 것은 ‘감사할 줄 모른다’”고 언급하며, 이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학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군 내 인사 문제와 육사 출신의 독식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육사 출신 장교들이 군 내에서 장군을 독식한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최근 장군 인사 결과에 따르면, 대령에서 준장으로 진급한 52명 중 36명이 육사 출신이었다. 이는 비육사 출신 장교들이 진급하는 데 있어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육사 출신이 아닌 장교들이 대령에서 장군으로 진급하기는 매우 힘든 상황이다.

군사 교육의 구조적 한계와 개혁 필요성

이번 내란 사태로 구속된 고위 장성들이 대부분 육사 출신이라는 점은 군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육사 출신 장교들이 군의 주축이 되는 상황에서, 군사 교육 제도의 태생적 한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군사 교육이 현대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으며, 육군사관학교와 육군3사관학교의 통합 필요성도 제안되고 있다.

민주시민 교육의 필요성

전문가들은 육사 생도들이 사회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민주시민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덕기 청주대 군사학과 교수는 “사관생도에 대한 민주시민교육과 사관학교가 군 이외의 민간과 교류하고 소통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군의 리더가 되는 장교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육사의 미래와 방향성

육군사관학교(KOREA MILITARY ACADEMY)는 ‘사유하고 질문하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쿠데타의 온상으로 여겨지고 있는 현실은 이 학교가 스스로의 명성을 훼손하는 일이다. 육사는 국가 방위에 헌신할 수 있는 정예 장교를 양성하는 기관으로서, 그 본연의 목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교육 방식과 군 문화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육사의 미래는 이러한 변화에 달려 있으며, 이를 통해 군사적 정치적 사건의 중심에서 벗어나 진정한 국가의 수호자로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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